그대여 죽지마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의무소방으로 2년. 소방서에서 군 대체 복무를 했습니다.
추운걸 싫어하는 저였기에 군대가면 '조낸 춥다~'고 하는 말을 흘려 들을 수 없었던 게지요. (근데 춥기는 마찬가지 였답니다.. 마음이 ;ㅁ;)

그래, 의무소방이 소방서에서 하는 일이 과연 무어냐고 하면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외근과 내근이 그건데.
늬앙스로 아시겠지만 외근은 몸쓰는 일, 내근은 머리굴리는 일로 보시면 됩니다.
즉 외근은 불이 났다하면 나가서 불끄고, 누가 아프다 그러면 나가서 병원 데려다 주고, 어디 사고났다 그러면 나가서 처리해주는 일이고 내근은 그런 외근을 보조하거나 사고예방을 위한 검사, 보고서를 쓰거나 신고전화를 받습니다.
그리하여 전 어디에 있었느냐 하면... 2년 동안 only 외근 이었답니다.

그중에서 처음 약 3개월간 구조대에 있었던 것을 빼면 나머지 1년 9개월을 구급보조로 있었습니다.
생활은 솔직히 어렵지 않습니다. 밥하고 빨래, 청소하는 거야 나가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이라고 치고, 의무소방이 워낙 인원이 적고 분산되어있다보니 안에서 대원끼리 마찰이 일 수가 없었고(사실 같은 데서 일해도 말할 기회도 별로 없습니다 -ㅅ-;) 직원분들도 2교대인 자신들의 처지를 감안해서 24시간 서에서 상주하는 의무소방에게 왠만해서는 무리시키려 하지 않거든요. 그렇게 계급이 높아가고 후임을 받아 외곽의 출장 파출소에서 느긋하게 말년 생활을 즐기고 있는 중에 사건이 터졌습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2005년 8월 3일 6시 47분.

어디든 마찬가지지만 아침은 항상 분주합니다.
세면하고, 밥하고, 잠기운이 물씬 묻은 사무실 청소를 하다보면 금세 시간이 흘러가버리지요.
그런 중에 출동이 났습니다. 아침출동은 참 난감하지요. 일할 사람이 단 둘 뿐인데 한 명이 나가버리면 모두가 두려워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는데. 그 최악의 경우.


....밥을 못먹습니다.
........왜 그런 눈으로 보십니까? 아침은 중요합니다.
........정말.



......아무튼, 그런 불상사가 일어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구급대원 두 분(운전하시는 기관, 구급대원인 경방)은 저희를 일하라고 남겨놓고 나가셨지요. 저희들도 평소의 별 다름 없는 출동이라고 생각하고 -밤새 술 자신 아저씨가 쌍소리 하시며 사지경련을 일으키신다거나, 자고 일어났더니 허리가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봐야겠다던가.- 돌아가서 마저 일을 끝냈습니다. 그런데 그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평일의 아침 출동을 평생 기억하게 될 일 일지 몰랐습니다.

말하자면, 1.자살기도자였는데
2.아파트 베란다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3.미끄러졌고
가까스로 4.난간을 붙잡은 상태에서,
5.구급대원분들이 도착한거지요.

대원분들은 도착하고나서 바로 상황을 파악하고 떨어지려는 아주머니를 잡았지만
채 올리지 못하고 손이 미끄러져 그대로 추락하셨다는 이야기.

그 상황을 무전으로 듣고 어떤 기분이었는지는 무슨 말로도 묘사할 수 없습니다.

손 하나가 더 있었더라면 살 수 있었을텐데.
순번대로 후임이 나갔더라면, 하다 못해 내가 나갔더라면,
나가지 말고 쉬라고 말해도 그냥 고집으로라도 나갔더라면,

어린 여자아이는 어머니를 잃지 않을 수 있었고,
아주머니도 훗날 자신의 어리석음을 부끄러움으로 웃어넘겼을테고,
대원분들과 나는 '세상엔 별별 인간 다있다니까~'라며 라면면발을 불고 있었을 텐데.

일주일 내내 그 만약if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눈 앞에서 떨어지는 아주머니를 본 구급대원분들의 심정은 어떨른지 상상도 가지 않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자살,
죽을 만한 사람이 죽는다고 하던가요.
짧은 2년 동안 수 많은 자살자를 봐왔지만 그 유체를 보고 슬퍼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집 밖에서 자살한 사람은 연고 없는 시체일뿐이었고, 집안에서 죽은 사람은 귀찮은 애물단지였습니다.
거기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살하겠다는 사람은 관두세요. 전혀 의미 없습니다.

사는데 의미가 없다?
가만히 생각해보시죠. 살아있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겠습니까. 죽어있는 사람에게 의미가 있겠습니까?
지금 살아 있는 것이 바로 의미입니다. 죽겠다는 것은 스스로 무의미해지겠다는 말과 별 다를 바 없어보이는 것이 제 착각입니까?

살아가는 것이 힘이 든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어린 저로서는 그저 억지를 부릴 수 밖에 없겠습니다.
힘들어도 무조건 사십시요.


하여간 농담이라면 웃어넘기겠지만, 죽고싶다고 진지하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베어너클로 후려갈기고 싶습니다.

by krozze | 2006/09/21 01:43 | AM(AlloyedMentality) | 트랙백 | 덧글(6)

다이어트에 관해 이해할 수 없는 거 하나는..

'살빼야 되는데 살빼야 되는데'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한마디 첨언하게 됩니다.
'그럼 운동하면 되잖아요?' 하고.
그럼 대부분 이리 대답하시더군요. '운동해도 빠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그야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길게는 10~20년, 짧게는 3~5년동안 자기 습관에 의해 길들여지고 만들어진 몸입니다.
그런 걸 딱 한 두달 안에 s라인으로 만드려고 하면 당연히 무리지요.
보이기엔 지금 한 순간이겠지만 이리 되기까진 모두 스스로 해온 겁니다.
여지껏 잘못된체로 지속된게 있다면 그만한 시간을 바로잡는데 사용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요..
물론 단시간에 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에 반하는 역작용이 분명 생기리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다이어트가 아니라 뭐든지 말이지요..

by krozze | 2006/07/04 01:27 | AM(AlloyedMentality)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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